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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南部人
댓글 2건 조회 3,057회 작성일 14-12-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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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믿는 사람 맞나?" 조용기 목사에게 물었더니

[리뷰] 한국 대형교회의 실상을 담은 다큐영화 <쿼바디스>

14.12.18        김준수(dec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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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10년 6월 22일 저녁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분단을 넘어 평화로 6.25전쟁 60년 평화기도회'에서 평화메시지를 전달하자 참석한 기독교인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 유성호

2010년 6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다름 아닌 서울 각지의 교회 신도들. 이날의 행사는 '6·25전쟁 60주년 평화기도회'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다.

기도회를 진행하는 사회자인 목사가 단상에 오르고, 그 옆에 마이크를 잡고 누군가가 함께 서 있다. 그 남자는 바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으로 이날 행사를 위해 한국 개신교가 초대한 손님이었다.

카메라는 신도들의 열성적인 참여로 대성황을 이룬 '평화기도회' 모습을 비춘다. 그리고 방송에 출연한 부시 전 대통령이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라고 확신에 찬 발언을 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2003 년 미국은 UN과 유럽 다수 국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다. 하지만 전쟁의 명분이던 '대량살상 무기'는 이라크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는 부시 전 대통령의 발언은 "이에 (대량살상 무기가 없었다는 사실에) 사과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14만 명에 달하는 이라크 민간인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 그 전쟁을 직접 승인한 인물을 '평화기도회'의 간증인으로 초청한 아이러니한 상황. 보고 있자면 머리가 지끈거리는 이 장면은 다큐영화 <쿼바디스>(김재환 감독)의 오프닝이다.

한국 대형교회의 부끄러운 실상

IE001782069_STD.jpg  영화 <쿼바디스>의 포스터. ⓒ 단유필름
지난 10일 개봉한 영화 <쿼바디스>는 한국의 대형교회들의 부끄러운 실상을 담았다. 대형교회가 건물의 규모 등 외적인 부분에 집착하면서 신도 수를 늘리고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종교의 기업화'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한다. 담임목사가 아들에게 교회 내의 지위를 물려주면서 권력을 '세습'하는 것도 그렇고, 물러나는 목사에게 '전별금'이라는 명목으로 수십억 원의 돈을 퇴직금처럼 지급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점점 커졌고, 예수는 점점 작아졌다. 아버지 목사가 교회의 주인이고, 아들 목사가 다음 주인이다. 다들 탐욕에 미쳐 버렸지만 교회엔 침묵만 흐를 뿐이다."

전국 편의점 수가 2만5천 개인 시대에 교회는 7만8천 개에 육박하는 현실. 강남에 위치한 '사랑의교회'는 거대한 건물을 짓기 위해 3천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화에서는 이 금액이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국가 하나의 1년 예산과 맞먹는다"고 덧붙인다. '전도'를 위해 아프리카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를 방문하지만, 정작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은 교회 건물을 짓는 일에 쓰는 것이다.

다른 대형교회도 건물을 담보로 금융권 대출을 받아 증축하는 추세라는 점도 영화에서 지적된다. 개신교계에서는 "사람이 아니라 건물이 전도를 하는 것"이라는 소리까지 공공연히 나돌고, 신도를 끌어모으기 위해서 무리한 대출을 받아 지은 건물이 부동산 경매 매물로 나오는 일도 잦다는 것. 영화에 등장한 부동산 전문가는 "성당이나 사찰은 경매에 나오는 일이 거의 없지만, 교회의 경우는 한국에서 흔한 일"이라 증언한다.

뿐만 아니라 영화 <쿼바디스>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대형교회의 이름들을 추가로 거론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가문의 횡령과 배임 파문, 성추행 논란으로 삼일교회에서 물러난 뒤 홍대새교회로 자리를 옮긴 전병욱 목사, 왕성교회 길자연 목사의 교회 세습 의혹도 조명된다.

권력유착으로 부패하고 망가진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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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쿼바디스>의 한 장면. '교회의 외적 성장'만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한국 대형교회들 앞에서 예수는 "처음으로 돌아가라"고 나직하게 외친다.
ⓒ 단유필름

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특유의 유머감각을 시종일관 유지한다. '개그감'을 살리기 위한 장치로, 목사들을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인물인 '마이클 모어'를 만들어 투입한다.

그 는 <볼링 포 콜럼바인>이나 <식코> 등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미국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와 모습이나 행동이 흡사하다. 감독 대신 영화에서 대형교회 목사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그는 다양한 공간에서 많은 인물을 카메라에 담고 또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다. 첫 장면인 서울월드컵경기장 평화기도회는 물론 '조용기 목사 퇴진을 위한 기자회견' 현장에도 직접 나타나, 그곳이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상황을 묵묵히 응시한다.

마이클 모어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예수의 사랑과 자비'를 교리로 삼던 종교가 퇴색하고 기형적으로 변하는 과정과 그 결과물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지하철에서 혹은 명동 길거리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크게 외치며 전도하는 사람들처럼, 우리가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일상에서 말이다.

교회가 권력의 곁에 가까이 다가가면서 망가진 것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장로회가 헌금을 모아 일본군에 자동차와 비행기를 헌납한 때부터 시작한다. 1980년 8월 개신교 지도자들이 모여 광주민주화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한 전두환을 위해 조찬기도회를 열고, 그의 건강과 축복을 기원하는 장면도 나온다. 독재정권의 만행을 찬양하는 기도를 읊조리는 광경은 실로 충격적이다. 잘못된 권력을 비판하고 저항하는 사람들을 돕지는 않고, 오히려 오랜 세월 동안 적극적인 권력유착의 행태를 보인 것이다.

비교적 최근인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장로 대통령을 만들자"며 노골적으로 특정후보의 선거운동을 한 실태도 당시 녹음된 대형교회 목사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공개된다. 보수진영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신도의 이름을 지워버리겠다"며 웃어젖히는 목사의 설교는 종교와 정치의 '잘못된 만남'을 압축해 보여준다.

<쿼바디스>가 교회에 던지는 물음, 당당히 답할 수 있나

IE001782071_STD.jpg  영화 <쿼바디스>의 한 장면. 미국의 다큐영화 감독 '마이클 무어'를 빗댄 '마이클 모어'가 출연하여, 시종일관 한국 대형교회 목사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며 질문을 던진다. ⓒ 단유필름

"정말 예수 믿는 사람 맞습니까?"

< 쿼바디스>에서 감독이, 재판에 출석하는 조용기 목사에게 던진 질문이다. 영화는 같은 물음을 오늘날 한국의 대형교회에도 던진다. 성추행과 탈세 및 100억 원대 교회자금 배임 혐의, 기업식 합병 방식까지 동원한 교회세습. 물질주의에 찌들어 버린 대형교회의 민낯을 보고 나면, 과연 목사로 불리는 그들이 진정 '예수 믿는 사람'인지 궁금해진다.

카메라는 조지 W. 부시가 참여한 '평화기도회'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동해 그 아래의 '홈에버' 매장에서 벌어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점거농성을 비춘다.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호소하던 당시의 모습은 최근 영화 <카트>로도 만들어진 바 있다. 당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홈에버의 모회사인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다니는 '사랑의교회'를 찾아가지만, 교회 앞에서 저지 당한다. 만약 그 자리에 예수가 있었다면 수만 명이 모인 경기장 기도회로 갔을까, 아니면 길거리에 나앉은 노동자를 만나러 갔을까?

약자를 외면하면서 성장과 발전만을 외치는 교회의 태도는 스크린에 등장하는 거대한 교회 건물이 일대에 큰 그림자를 드리우는 풍경과 밀접하게 맞닿는다. 그러면서도 당사자들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거나 "예수의 뜻이기에 나는 행할 뿐"이라며 자기정당화를 시도한다. '무인드론'으로 촬영한 대형교회 외부의 전경이 웅장하기보다 기괴하게 와닿는 이유는 그런 종교인들의 자세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화의 제목인 '쿼바디스(QUO VADIS)'는 라틴어로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뜻을 지닌 성경 구절이다. 영화는 제목처럼 피할 수 없는 질문을 관객에게 내놓는다. 오늘날 한국의 교회는 어디로 가고 있느냐고 말이다. 이 물음에 당당히 답할 수 없다는 것은, 감독의 말처럼 '복음과 로또를 함께 파는 한국 교회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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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공원님의 댓글

안전공원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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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님의 댓글

lah 작성일

믿는 사람으로서 창피하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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