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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받고 공사 안하고 연락 두절…

한인들 울리는 '건축사기' 속출

“어떻게 시작한 사업인데, 그 걸 떼어 먹는 단 말입니까?” 워싱턴DC에서 세탁소 개업을 준비 중인 한 한인 업주는 기본공사만 해 놓은 채 몇 개월째 방치된 가게를 보면 답답하고 억울해서 분통이 터진다고 전했다. 지인의 소개로 가게 공사를 맡겼지만 공사 진행은커녕 감감무소식이다. 일반 건축회사에 맡기기에는 비용이 부담돼 알음알음 알게 된 건축 라이선스가 없는 개인에게 일을 맡긴 게 화근이었다. 이 업주의 지인은 “계약금 등으로 수 만 달러를 건넸지만 돈을 받고서는 건축업자와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그 돈을 잃을 까봐 노심초사 공사를 해달라고 사정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DC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백운용씨 부부도 비슷한 경험을 당했다. 백 씨는 “지난 2010년 DC에 픽업스토어 세탁소를 새로 열었다”면서 “버지니아 스털링에서 도매 세탁공장을 운영하는 여성이 자신의 아들을 소개해 계약금 약 1만5000달러를 지불하고 공사를 맡겼는데 결국 사기를 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건축 라이선스도 없었고, 가게에 중고 컨베이어를 달아놓고 일부 벽에 페인트칠 등만 해 놓고 끝이었다”며 “공사대금을 마저 줘야 공사를 할 수 있다고 해서 변호사에게 대금을 공탁할 테니 공정에 맞춰 찾아가라고 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오지도 않고 소식도 끊겼다”고 말했다. 

백 씨 부부는 결국 그 해 12월 이 건축업자를 상대로 워싱턴DC 고등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 지난해 1월 원고 승소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지난해 1월 21일 판결문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만8266달러55센트 및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백씨는 “2개월 동안 공사진행이 안되면서 가게 월세에 계약금 등 2만 달러 이상의 피해를 봤다”며 “결국 다른 업체를 고용해서 공사를 마무리 했다. 더 이상 한인 사회에 이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런 건축사기 등 관련 피해는 소매점 등 비즈니스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었다. 락빌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 모씨는 “한 한인 건축업체에 창문 교체를 맡겼는데 마감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비가 오니 집안으로 물이 다 셌다”면서 “전화를 했더니 '알았다'는 말만 반복하고 결국 오지 않아 재료를 사다가 직접 공사를 했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알렉산드리아에 거주하는 이 모씨는 “한인 건축업자에 마룻바닥 교체를 맡겼었는데 이사일 하루 전에 가보니 건축자재가 그대로 쌓여 있었다”면서 “미리 통보도 해주지 않고 공사 마감일을 지키지 않아 결국 이사를 1주일이나 미뤄야 했다”고 말했다. 

장기 경기침체로 한인사회가 고전하는 가운데 건축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한인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건축 사기의 경우 피해 액수가 수 천 달러에서 수만, 수 십만 달러까지 큰 데도 불구하고, 지인의 소개를 믿고 의심하지 않거나 건축 라이선스가 없는 대신 가격이 저렴하다는 등의 이유로 한인들이 걸려들기 쉬워 문제가 되고 있다. 

워싱턴 한인세탁협회의 안용호 회장은 “가게 공사는 건축 라이선스를 소지한 정식 업체에 맡기고 공사 진척률에 따라 대금을 지급하는 게 안전하다”며 “더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회가 피해신고 접수(703-624-8477)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건축업자의 라이선스 소지 여부는 각 주정부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라이선스 검색 사이트 

▷버지니아: www.dpor.virginia.gov/regulantlookup ▷메릴랜드: www.dllr.state.md.us/pq/ ▷워싱턴DC: cpms.dcra.dc.gov/BBLV/default.aspx 

http://www.contractorlicenselookup.com/georgia-contractor-license-lookup.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