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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햄버거가 싫다고 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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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우sb
댓글 0건 조회 293회 작성일 25-07-0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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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리가 진짜 가지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생각을 글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어렸을 땐 분명,
햄버거를 먹을 때마다 맛있고 또 먹고 싶었고,
그걸 먹는 순간이 마냥 좋았다.


하지만 지금,
내가 내 돈으로 사 먹는 그 햄버거는,
똑같은 맛인데도
그때만큼의 감흥이 없다.


엄마가 사주던 햄버거와
내가 사 먹는 햄버거는 대체 뭐가 다른 걸까.
더 좋은 걸 먹어도, 더 비싼 걸 먹어도,
감정은 그 이상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식습관의 변화?

그것보다는… 인생 자체의 감흥이 흐려진 느낌이다.


나는 언제부터 순수함을 잃은 걸까.

그렇게 생각하며 걷는데,
눈앞에 놀이터가 보인다.


요즘은 아이들이 줄어 놀이터를 없애고 주차장을 만든다던데,
여긴 아직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양이다.

그네가 눈에 띈다.
평소 같으면 '나잇살 먹고 주책이야' 하고 지나쳤을 텐데,
오늘은 묘하게 타고 싶다.


나를 데려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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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순수함이 머물던 그때로.

하지만 그네는,
고작 앞뒤 50cm 정도밖에 날 데려가지 못한다.

나는 그냥
그 흔들림에 몸을 맡긴다.
그리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맞춰
작게 소리를 내본다.

슝—
하하.
이것도, 재밌네.


그 순간,
주변의 시선이 느껴진다.
나는 순간 움츠러든다.
아무 일도 없던 척, 조용히 입을 다문다.


왜…
나는 누군가의 시선 앞에서 작아지는 걸까.


오기가 생긴다.
좀 더 소리를 낼까?
하지만, 그것도 또 다른 자존심 싸움이라는 걸 안다.


분한 감정.
그 감정 너머에,
무언가 내가 아직 바라보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는 걸 느낀다.


어제 들었던 강의가 떠오른다.
명상 전문가가 직장 내 스트레스 완화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


그는 말했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감사’를 잃어버리고 살아간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감사할 일이 있어야 감사하지."

그런데 그다음 말이 나를 멈추게 했다.
왜 당신이 가진 것이 당연한가요?”


가볍게 들려야 할 그 말이
묘하게 마음을 세게 때린다.

“우리는 수많은 것에 가치를 매기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것들에는 가치를 매기지 않아요.
공기처럼, 30초만 없으면 숨을 못 쉬는 그것조차.”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난 너무 많은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 같다.

잃어야만 소중한 줄 알았고,
있을 때는 외면했다.


“감사는 존재의 인정을 뜻합니다.

감사를 하려면 대상의 존재를 인정해야 하고,
그 감사를 느끼는 ‘자신’ 또한 존재함을 인정해야 하죠.

감사를 하지 않는다는 건
그저 매너가 없는 게 아니라,
그 존재를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나는 나를 인정하지 않았기에,
항상 다른 누군가에게서 인정을 구했던 건 아닐까.

햄버거가 아니라,
나는 엄마와 웃으며 햄버거를 먹던
그 순간을 사랑했던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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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그 시간이 소중하다는 걸 알았기에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었던 거고.

그럼…
다시 감사하려면,
잃어야만 하나?


잠시,
직장을 그만두는 상상을 해본다.
돈이 없으면 감사가 생기려나?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젓는다.
아니,
지금 이 공기를 감사하면 되는 거잖아.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길게 내쉰다.


오늘만큼은,
이 공기와 함께 해줘서 고맙다.

내일은 빼앗길지도 모르는
이 자유를
오늘은 아무 조건 없이 누리게 해줘서 고맙다.


그리고,
이 말을 하고 있는 ‘나’가 존재함
지금,
이 순간
나는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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