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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4일, LG에너지솔루션과 관련된 미국 현장에서 이민국 요원이 투입되어 일부 인력이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번 사태는 한국 내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고, 언론과 대중 사이에서는 여러 해석과 반응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방송에 출연한 한 패널은 “많은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감정적으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본질을 좀 더 냉정하게 살펴보면, 단순히 한국 기업에 대한 차별 조치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사건의 배경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공사 현장에 투입된 130여 개 협력업체 중 미국 현지 업체는 13개에 불과합니다. 

이 같은 불균형은 미국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자국 기업의 기회 박탈과 일자리 잠식”이라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졌습니다. 

나아가 독일, 일본, 프랑스 기업의 사례에서는 이번 사건과 같은 편법적 고용 구조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결국 이는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특유의 한계가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상황은 더욱 명확해집니다. 

미국 내 건축·제조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불법적으로 취업하여 공사가 진행된다면, 이는 단순한 법 집행 문제가 아니라 자국민의 일자리 보호, 나아가 법치주의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한국 기업들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첫째, 현지화 전략 강화가 필요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상승할 수 있더라도 현지 업체와의 협력 비율을 높이고 현지 인력 활용을 확대해야 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둘째, 법규 준수 체계 확립이 필수적입니다. 

미국의 연방 및 주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하청업체 관리와 인력 파견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합니다. 

불법 취업 논란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구조적 관리가 뒤따라야 합니다.

셋째, 노동조합 및 지역사회와의 소통 강화가 요구됩니다. 

정기적인 협의체를 마련하고 고용 창출 효과를 명확히 제시한다면, 기업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지역 경제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위기 대응 매뉴얼 구축이 필요합니다. 

불가피하게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법률적 대응과 외교적 소통을 포함한 신속한 대응 체계를 사전에 마련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직면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그대로 드러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억울하다”는 감정적 반응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야말로 한국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가능한 신뢰를 쌓는 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