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를 키운 것을 후회한다.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자유게시판

나는 개를 키운 것을 후회한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amor
댓글 4건 조회 4,133회 작성일 16-06-16 16:47

본문

만약 누군가가 개를 키워볼까 한다면 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며 말릴 것이다.

잘 못 키울 것 같아서도 반대하고
잘 키울 것 같아서도 반대한다.

나는 중학교 때 3개월 된 믹스견을 분양받았다.
어미개를 애견까페에 데려갔다 사고로 생겼다던
아기 강아지는 인형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귀여웠다.
강아지를 좋아했고 너무 키우고 싶었던 나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데려왔다.

그때는 한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르는 일인지 알지 못했다.

알았다면 나는 그 끔찍한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학교 때는 강아지를 그저 움직이는 인형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너무 귀여운데 움직이기까지 하다니 
게다가 날 쫓아다니고 내 말에 반응까지 하다니.
그저 신기하고 재밌는 일이었다.

하지만 벌써 15년이 흘렀고 귀여운 아기 강아지는
죽을 날이 가까워온 노인 개가 되었다.
그 사이 난 너무 철이 들었고 너무 정이 들었다.
강아지가 아니라 내 동생이 되었고
날 따르는 애완견이 아니라 함께 늙어가는 반려견이 되었다.

그리고 그 개가 나보다 먼저 죽을 것이란 사실을
난 왜 몰랐을까.
알았다면 데려오지 않았을텐데.

밥을 거부할 때마다 속이 타들어간다.
온갖 맛있는 간식을 들이밀어도 고개를 돌린다.
화도 내보고 구슬려도 보지만 요지부동이다.
화가나서 그래 먹지말고 죽어라 죽어 하고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이내 마음 아파 한참을 안고 
엉덩이를 문지르는 것도 일상이 됐다.

개는 몸을 둥글게 말고 자는 날이 많아졌다.
개의 죽음을 생각할 때마다 심장이 미어지고
폭포수처럼 눈물이 쏟아진다.
난 아직 누군가의 죽음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떨어져 있으면 괜찮을까.
삼십분만 나가도 문앞에서 꼼짝 않고 기다린단다.
엄마 아빠가 불러도 쳐다도 안보고 내가 나간 문앞에서
내가 오기만 기다린단다.
기다리는 마음은 오죽할까 싶어 나가지도 못한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인데도 내가 이동할때마다
내 꽁무니만 쫓는다.
방에서 나와 거실에서 털썩. 
화장실앞에서 부엌까지 털썩. 

괜히 키웠다.
괜히 정줬다.

하루라도 안보면 보고싶어 죽겠는데
이 작은 생명체가 죽으면 그 고통을 난 이겨낼 수 있을까.

너는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니가 떠난 빈자리를 난 감당할 수 있을까.

오늘도 난 후회한다.
너를 만난 것을.

나는 개를 키운것을 후회한다.






본 내용은 네이트판에서 퍼온 것입니다. 

... 그리고 이 글에 달린 댓글들. 


cats.jpg cats2.jpg 


그리고 정말 공감 되었던 댓글. 

cats1.jpg

댓글목록

profile_image

sob님의 댓글

sob 작성일

네...사랑하는 누군가 죽는다는것 슬픈 일 입니다  . 슬품이 있으면 기쁨이 있지요...죽는 날을  기다리며 생각하며 사는삶이 아니라 희망의 내일이 있어서 아름다운 삶 입니다

profile_image

티그레님의 댓글

티그레 작성일

생명은귀한것입니다

profile_image

Bencho님의 댓글

Bencho 작성일

이세상의 모든것은 끝이 있고 그 끝이 또한 다른 하나의 시작입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지요. 모든것을 추억으로 간직하는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나는것은 내가 선택하는것이 아닙니다. 주어지는것이며, 그대로 받아들이는것이 이세상의 삶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세요.

profile_image

skwrris75님의 댓글

skwrris75 작성일

인생이라는 것이 다 그런건가 봅니다. 사람의 인생도 그렇고 강아지의 인생도 그렇고... 만날때가 있으면 헤어질때도 있는 법. 뭐 어떻게 합니까? 저도 세마리를 키우고 있지만 가끔은 저렇게 귀여운 녀석들과 언젠가는 헤어질텐데.. 하는 생각에 오늘에 충실하지요.

Total 18,462건 17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8222 paradise 4152 02-07
18221
식당팁 인기글 댓글3
무무 4152 04-05
18220 나무사랑 4151 07-29
18219 chamse 4145 04-10
18218 yoohoo03 4137 07-11
18217 na42bi 4135 05-09
18216 페이첵 4135 10-10
열람중
나는 개를 키운 것을 후회한다. 인기글 첨부파일 댓글4
amor 4134 06-16
18214 webinar 4126 02-16
18213 하얀민들레123 4124 01-18
18212
팁통수 인기글 댓글2
해연 4116 04-06
18211 wkl209 4116 10-21
18210
아들을 찿습니다 인기글 댓글3
okhope 4115 05-11
18209
H마트 달력 인기글 댓글15
soojung2 4108 01-02
18208
H mart 스낵코너, 장수장 인기글 댓글10
룰루랄 4106 11-29

검색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GTKSA
회장: 김준우 president@gtksa.net
홈페이지 오류 문의: webmaster@gtksa.net
채용 문의: vicepresident@gtksa.net
광고 문의: treasury@gtksa.net
Copyright © https://gtksa.net All rights reserved.